첫 번째 버전은 언제나 실패작이다.
픽사 애니메이션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인 에드 캣멀은 '토이스토리 2'와 '라따뚜이'를 만들 때 그야말로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흔히들 최종 완성된 작품은 '초안'을 잘 다듬어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하낟.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는 완전한 착각이었다. 물론 모든 작품은 초안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가 처음의 초안과는 전혀 상관없는 결과물이었다. 마침내 나와 픽사의 직원들은 깨달았다. 첫 번째 버전은 언제나 실패작이라는 것을."
이 말은 울림이 크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작품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려면 언제나 그 밑바탕이 되어준 아이디어, 시놉시스, 밑그림 스케치를 완전히 뛰어넘어 전혀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아주 신선했던 아이디어도 그 전개과정에선 식상해질 수 있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그 아이디어를 수정, 보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는 아이디어 자체를 지워버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물론 이때의 처음은 아이디어가 막 탄생했던 때의 처음과는 다르다. 에드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아이디어와 창의성의 진보는 백지 위에 처음 밑그림을 그리는 순간과, 그렸던 밑그림을 지우고 그 위에 다시 그리는 순간 사이에 존재한다."
그러니까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려면 초안을 그리고, 그걸 지우고, 다시 그리는 걸 반복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채 완성되는 것이다. '진부해지지 않으려면 그려지지 않아야 한다.'
읽지 못한다면 귀를 기울여라.
인간의 뇌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어떤 사람은 유난히 어려운 책을 잘 읽고, 어떤 사람은 숨어 있는 걸 곧잘 발견한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잘 듣고, 어떤 사람은 결정적일 때 설득력있는 말을 잘한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사물과 대상을 바라볼 때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감각을 선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에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시를 읽지 못한다. 시를 읽으면 몇 초도 안 돼 뇌 작동이 멈춘다. 언젠가 호머의 '일리아드'를 읽기 위해 끙끙대다가 결국 포기했는데, 그 작품이 운문시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 여성이 '그럼 읽지 말고 들어 보세요'라고 권했다. 그래서 오디오북 버전을 구입해 들어봤는데, 놀라우리만치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일리아드'가 그렇게 아름다운 작품인 줄 미처 몰랐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인물이 되는 선결조건으로 '해석력'이 있다.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기회는 거의 없다. 따라서 기존의 것들을 독창적이고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게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간단히 말해 '창의력은 창의적 해석력이다.' '독창성은 독창적인 해석력이다.'
남들보다 더 잘 해석할 수 있는 감각을 선택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분야가 아니라서, 내 취향이 아니라서, 내 능력이 부족해서, 나와 거리가 멀어서... 등과 같은 이유들이 당신을 진부한 사람으로 만든다. 한두 개의 강점을 극대화하면 모두가 타이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이탄의 도구들 - 1장.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 <04. 폭발적인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0) | 2023.06.15 |
---|---|
타이탄의 도구들 - 1장.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 <03.인생을 걸어볼 목표를 찾아라> (0) | 2023.06.14 |
타이탄의 도구들 - 1장.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 <01. 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 (0) | 2023.06.09 |
저출산 정부 정책 보조금 - 출산 전후 (유산, 사산 포함) 휴가 급여 (0) | 2023.04.25 |
학교 폭력 피해자를 두 번 울린 피해자 측 변호사 권경애, 그 이유가 황당하다. (0) | 2023.04.06 |
댓글